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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좋은글 #진짜 사과는 아픈 것이다.

 

사과의 한자를 살펴보면 그 뜻이 더욱 분명해진다. 

사과의 사謝에는 본래 '면하다' 혹은 '끝내다'라는 의미가 있다. 

과過는 지난 과오다. 

지난 일을 끝내고 사태를 다른 방향으로 전환하는 행위가 바로 사과인 것이다. 


먹는 사과의 당도가 중요하듯, 말로 하는 사과 역시 그 순도가 중요하다. 

사과의 질을 떨어뜨리는 단어가 있으니, 바로 '하지만'이다.

'~하지만'에는 '내 책임만 있는게 아니라 네 책임도 있어' 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런 사과는 어쩔 수 없이 하는 사과, 책임 회피를 위한 변명으로 변질되고 만다.

 

사과에 '하지만'이 스며드는 순간, 

사과의 진정성은 증발한다.


미안함을 의미하는 'sorry''아픈' '상처'라는 뜻을 지닌

'sore'에서 유래했다. 그래서일까.

진심 어린 사과에는 '널 아프게 해서 나도 아파'라는 뉘앙스가 스며 있는 듯하다.

 

진짜 사과는,

아픈 것이다.

 

-이기주 앤솔로지 '사랑은 내 시간을 기꺼이 건네주는 것이다.' 중에서-